EYE IN THE SKY

국립과천과학관에서 유튜브로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 특별 생중계 중이다.

해발 4,000미터 정도에 있다는 하와이 마우나케아산 정상에 있는 망원경이 보여 주는 하늘을 연결했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채팅창에 소원을 빈다.

나도 가족의 건강과 둘째 녀석의 수능 대박을 빌었다. 화면 중앙에 밝은 별(행성)은 목성이라고 한다. 목성이 저리 밝으니 고대에서 부터 관측의 대상이 되었을 것이다.  크기와 밝기가 주위를 압도한다.

 

 

'알란 파슨스 프로젝트(THE ALAN PARSONS PROJECT)의 CD를 샀다.

이미 두 곡을 파일로 가지고 있지만, CD로 챙겨두고 싶었다. (언제고 잊어버릴 가능성 90%) 중고시장에 나와 있는 CD 가격에 불만이 있던 차에 가까운 알라딘중고서점에 저렴한 가격으로 올라와 있는 것을 발견했다. 내가 왜 알라딘을 진작에 검색해 보지 않았을까. 내가 갖고 있는 여러 CD는 알라딘에서 구입한 것이 많은데도 말이다. 

Eye In The Sky는 1분 55초짜리 첫번째 트랙 'Sirius' 연주와 바로 연결된다. 이유는 모르겠다. 그래서 같은 한곡으로 취급되는 것 같다. CD를 flac로 리핑해서 들어보니 역시나 볼륨이 약하다. 아주 오래된 음악이지만, 무척이나 고급스럽게 들린다. 목소리도 부드럽고 듣기가 좋다.

'Eye In The Sky'는 도박장의 감시카메라에서 떠오른 것이라하니 의외였다. 그러나 번역된 가사를 보니 이래저래 뜻이 통한다.

 

작은 녀석 학원 시간이 많이 남아서 근처 까페에 들어갔다.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주문했더니 크기를 물었다.

큰 걸로 달라고 했다. 큰 것이 없는지 레귤러를 큰 것으로 주겠다?는 식으로 말했다. 원두의 종류도 묻길래 고소한 것으로 뭐든 많이 달라고 했다.

이 까페는 젊은이들이 많았다. 내가 다닌 까페에서 본 사람들은, 성별로는 여성이 압도적이었고 남성이 간혹 있긴 했지만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이 대부분이었다.

맞은편에 앉은 남자는 나이를 가늠할 수가 없었는데, 어딘가 어색해 보였다. 내 앞에 서서 주문을 넣을 때도 아주 큰 목소리로 말해서 주변의 이목을 끌었다. 앉다보니 그 남자와 같은 탁자 맞은 편에 자리하게 된 것인데 연신 웃는 표정이었다. 내가 책상 위에 널부러 놓은 것에 관심을 보인 듯 해서 무슨 질문을 할 수도 있겠다 싶었지만 가까운 거리로 끝났다.

장애우가 아니라 장애인이라는 표현이 맞다고 배웠다. 나도 그렇다고 생각하지만, 생각해보면 굳이 그런 호칭으로 구별이 필요할까 싶기도 하다.

 

한시간 반 정도 앉아 있으면서 정희진의 《정희진처럼 읽기》를 읽었다. 중고서점에서 CD와 같이 구입한 책이다. 역시나 이분은 대단하다. 유시민, 강유정과 삼각형으로 앉아서 주제토론을 하면 나같은 종족에게 엄청난 재미와 시사점을 던져줄 것이다.

사진책 코너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지만, 딱히 마음에 드는 책을 고르지 못했다. 다들 꼰대처럼 읽혔다.

나처럼 말이 많거나, 나보다 더 말이 안되는 말들을 사진에 붙여 놓았다는 생각도 들었다. 프로사진가가 되려면 '빼기'의 프레이밍 만큼이나 말을 아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시인이 아닌 다음에야 아는체 하고 싶고 있어보이고 싶다는 욕망을 자제할 내공을 가진 작가는 많지 않을 것 같다.


그래도 시간이 남아서 **공원으로 방향을 잡았다. 며칠 전의 사건 탓인지 공원주차장에 자리가 많았다. 인공으로 조성한 냇물을 건너 안쪽까지 산책을 했다. 날씨는 더웠지만 아이스아메리카노의 냉기가 아직 남아서 걸을만 했다.

공원 내의 경기도문화재 자료로 지정된 수내동가옥을 구경했다. 한두번 찾은 곳이 아니지만 그래도 천천히 돌아보며 사진을 찍었다. 가옥 마당에서 세 분의 어르신이 윷놀이를 하고 계셨다. 윷판만 찍겠다고 양해를 구하자 '어이~~'라고 대답해 주셨다. 이왕에 허락을 얻었으니 퍼질고 앉아서 많은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시간이 부족했다. 

 

사진을 열어보니,

주절거리고 싶은 욕망의 말들이 줄줄 머릿속에서 새어 나왔다.

........

아.. 개학이 가까웠구나.. 

바람 앞의 촛불처럼 마구 흔들리는 ...

꺼지면, 다시 켜자.

 

 

 

이미지 맵

별거없다

▒▒▒ no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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