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T의 출근(2)

예전 게시판 [+LongTake]에 게재한 사진과 글을 그대로 옮겨본다.

2021. 8. 27

 

 


늦은 군대, 늦은 복학. 날려버린 어마한 학점. 유급

다행히? 나보다 더 늦은 군대, 늦은 복학. 찾아볼 수 없는 학점. 유급유급... 인 친구가 있었다.

더 늦게 복학한 친구에게 최선의 조언을 했다.

 

친구는 학점 회복을 위해 도서관 새벽 줄을 서기 시작한 어느 날 친구는 하루 일과표를 만든 뒤, 제목을 고심하였다.

일신우일신,  알찬 하루, 힘찬 하루... 등등의 제목을 두고 고민했겠지?

그때 지나가던 선배가 그 장면을 보고는 한마디 던졌다.

 

이봐, 왜 개같은 하루라고 하지 않나?

 

그 순간의 쾌감은, 아마도 깨달음이었을 것이다.

그것은 어렴풋한 야생野生 의 발견.

 

이성과 정서가 바닥을 쳤을 때

가면을 벗어 내동댕이 칠 때

출처: https://nlboy.tistory.com/1573 [♨ 별거없다:티스토리]

 


이 게시판은 내려진 상태다.

나에겐 큰 업무 하나를 오늘 마무리했다. 굳이 할 필요가 없는, 가치를 둘 데 없지만 덩치만 큰,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하나도 힘들 것이 없는데 시간만 많이 드는,

그런 업무다. 어느 조직이든, 그런 일이 있을 것이다.

수고 많으셨다는 그런 공치사가 문제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만족감이나 후련함이 아니라 찾아오는 현타가 문제이다.

그러다 이 사진과 이 글을 찾았다.

참 솔직한 글이라고 자평한다. 이 선배는 대구에 있는 시민단체에 (아직) 몸 담고 있고, 이 친구는 몇년 전에 복직해서 열심히 돈 벌고 있다.

 

얼마전에 홍상수의 최근 영화 《우리의 하루》를 감상했다. 뭐가 뭔지 알 수 없을 만큼 지독히도 단순한 영화인데, 대사 하나를 건졌다.

 

"정답을 찾는 거잖아. 너가 말하는 건.

정답이 너무 많아. 책마다 있어.

그건 다 오답이지.

.........

진리란 오답들 사이에서 헤매는거야."

 

내 귀에는 이렇게 짧게 들렸다.

 

'인생에 정답이 없다구? 

그래, 모두 오답이라는 말이지.'

 

지난 주 친구들과의 송년회에 이 말을 써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다른 친구 하나를 곁눈질 하느라 잊었다.

역시 오답인가?

이렇게 생각하니 하나도 아쉽지 않았다.

 


음식물 쓰레기를 버렸다.

미처 먹지 못한 생선도 있었다.

비닐 속에서 몸뚱이가 구부정하게 굽었다.

한때는 팽팽하고 싱싱했을 생선이, 두꺼운 주름으로 굽었다.

 

이미지 맵

별거없다

▒▒▒ no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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