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품 · 2024. 2. 4. 02:23
좋은 친구들
- 너희들 오랜만에 왔네. - 네, 어머님. - 그래, 아버지 뵈러 왔다고? 운동장 따라 내려가면 커다란 느티나무가 있다. 거기 평상에 계실거다. 그리고 집에 가기 전에 밥 먹고 가라. 찌는 듯한 더위였지만 간혹 바람이 불어왔다. 바람은 겨드랑이를 스치며 땀을 식혔다. 느티나무는 거의 수직으로 내리 쬐는 햇빛 아래서도 대단한 그늘을 만들고 있었다. 그들이 그늘로 들어섰는데도 평상까지는 한참 멀어 보였다. 흰색 반바지 차림의 남자가 평상 위에 앉아 부채질을 하며 소주를 기울이고 있었다. - 아버님, 저희들 왔습니다. - 찬이 친구들이냐? 그래, 절은 안해도 된다. 거 앉거라. 명석은 잔을 받아서 고개를 돌리고 소주를 마셨다. 진영이는 안주를 집적대며 명석의 눈치를 봤다. - 아버님, 찬이는 일본에 간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