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처받았지, 조금은?
아내는 그에게 물었다.
"나도 인간이니까 상처받을 일에는 상처받아."
기노는 대답했다. 하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적어도 반은 거짓말이다.
나는 상처받아야 할 때 충분히 상처받지 않았다, 고 기노는 인정했다.
진짜 아픔을 느껴야 할 때 나는 결정적인 감각을 억눌려 버렸다.
통절함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아서
진실과 정면으로 맞서기를 회피하고,
그 결과 이렇게 알맹이 없이 텅 빈 마음을 떠안게 되었다.
《여자 없는 남자들》「기노」
무라카미 하루키, 문학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