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삼오오 · 2023. 5. 19. 08:35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부처님이 계셨다. 나는 불교신자가 아니지만 다른 사람들처럼 사찰이나 박물관에서 여러 부처상을 접해왔다. 종이로 만든 것은 처음인데, 그래도 그예 그 부처였다. 창가로 드는 몇 푼쯤 되는 햇살을 업고 있었다. 무심한 듯, 멍한 듯.. 왼속으로 수인을 취하고 있는데 그 모양새가 분명하지 않다. 내가 아는 어떤 자를 닮았다고 생각하니 웃음이 터졌다. 부처는 금칠을 해도, 청동이나 종이로 만들어도 각각의 표정이 있다. 이미 깨달음을 얻은 뒤의 표정은 만든 사람의 손길이나 마음에 따라 각각인 것일까. 깨달음도 각자가 다를까 싶다. 연꽃도 색과 크기가 각각인 것처럼. 《삼국유사》에는 달달박박(怛怛朴朴) 과 노힐부득(努肹夫得), 두 사람의 이야기가 있다. 이름부터 범상찮은 이들은 친구사이며 세속을 벗어나 도(道)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