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6.27 - 6.28
오후 1시 출발이라 업무를 바쁘게 마감해야 했다.
워크숍은 내가 있는 부서 업무이기도 했는데,
부서장과 담당자가 부지런히 움직여 준 덕분에 나는 그냥 흉내만 냈다.

올해도 버스 맨 뒤에 앉아 음악을 들으며 차창밖 지나가는 풍경을 찍었다.
중간중간에 카톡으로 오는, 다음 주에 있을 업무 메시지가 거슬렸다. 그렇게라도 해야 하는 이유를 충분히 알고 있는데서 오는 거슬림이다. 나 역시 부서장을 담당했던 시절에 여러 사람들을 거슬리게했다.
그렇지만
세미나실에서 각각의 부서 설명을 들으며 꽤 괜찮은 조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유능한데다가 부지런한 사람은 여럿을 움직이게 하고, 감동까지 주는데서야 무슨 구질구질한 말이 필요 있을까.
소문으로만 들었던 회.
모양새는 훌륭했지만, 실속은 2년전의 대천이 더 나았다는 생각이다. 후식으로 먹은 라면은 괜찮았다는 정도로..
만취한 동료를 숙소로 데려다 주다가 근처에 서 있는 느티나무를 만났다.
수령 300년으로 품새가 좋았다. 높이는 15m라고 되어 있는데 한밤에 취한 눈으로 봐서인지 아주 높게 보였다. 바닷가 사람들이 이 나무 아래에서 만선과 안전을 빌었거나, 사랑을 속삭였을 것이다.
숙소에서 동료가 잠에 떨어지기를 기다렸다가 식당 쪽으로 갔는데 이미 사람들은 이곳저곳으로 흩어진 뒤였다. 몇몇 동료들을 만나 카페를 찾아 돌아다니긴 했지만 따라 들어가진 않았다. 카페 안은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좀 조용한 곳을 찾고 싶었기 때문이다.
한 두 블럭을 돌다가 힘들어서 바닷가 쪽으로 걸어갔는데, 마침 거리공연이 한창이었다.
그들은 노래를 잘했다.
거기서 나와 연배가 비슷한 동료를 만났는데, 그 역시 흡족한 표정이었다. 노래에 맞춰 몸을 흔드는 모습을 보니 나의 내공으로는 따라갈 수 없는 사람이었다.
거리공연장 뒤에서 사진을 한장 찍고 돌아섰다.

잠을 설쳤다.
푹신한 침대. 호텔 이불의 특유한 냄새. 창밖의 뿌연 풍경, 차가운 에어컨 바람. 니글거리는 속.
가장 먼저 조식을 먹고 이슬비를 맞으며 혼자 동네를 한바퀴 돌았다.



멀리서 뱃고동이 울렸다.
바다와 하늘의 경계는 모호했으며
어젯밤에 보았던 느티나무는 초라해 보였다.
점심 전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고
카페에서 몇몇 동료들과 시간을 보냈다.
아마 5단의 실력을 가진 분의 바둑을 감상하다가 맞은 편 동료가 은희경의 『빛의 과거』를 읽는 것을 보고 은희경의 다른 작품에 대한 얘기를 하려고 했는데 끝까지 제목이 생각나지 않았다. 대신에 전자책을 열어서 알렌 포우의 『배반의 심장』을 읽다가 한결 차가워진 에어컨 냉기에 소름이 돋았다.
카페명의 한글자를 알아보기 위해 애를 썼지만 결국 밝히지는 못했다.

나는 '연'자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여러 방법으로 검색했지만 찾지 못했다.
처음에는 '뜻 의(意)'자를 흘려 쓴 것이라고 봤는데 흘린 모양새가 의심스럽기도 했다. '연'자가 맞다면 '사모할 연(戀)'의 간체 '恋'이 아닐까도 싶었지만, 아닌 것으로 보인다. 카페 측에 물어보니.. '인연 연(緣)'의 간체라고 한다. 그러면 카페 전체 이름은 자연스럽게 그 뜻이 나오지만 '인연. 연緣'의 간체는 아니다.
모르겠다. 어쨌건,,
의意, 연恋, 연緣 ... 뭐든
상호의 첫 글자 '류留'와 어울린다.
- 마음에 두는....
- 사랑이 머무는...
- 인연이 머무는...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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