챌린지21 · 2024. 11. 25. 08:07
19. 스스로를 '바람'이라고 했다.
스스로를 '바람'이라고 하셨다.나이는 나보다 아래셨는데, 1년짜리 큰 프로젝트를 거침없이 해치우며 군시렁대는 일도 공치사도 없으셨다.기계를 무척 좋아했고 카메라도 잘 다루셨다. 어느 날 그의 사진에서 선글라스를 낀 젊은 그를 발견했다. - 애버랜드에 혼자 가셨나봐요.- 아, 크렘린 궁이랍니다.- 러시아요? - 네. 그때는 바람이었거든요. 그가 책을 탐독하는 것을 본 적은 없는데, 냉철하고 판단이 빨랐고 논리적이었다.수년간 교유하면서 많이 배웠다.그릇이 크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그를 통해서 '여행'이 사람을 어떻게 만드는 지, 또는 그런 사람의 여행은 어떠한 지를 깨달았다. 여행의 경험이 적은 나는,어디 멀리 떠난다는 사람을 보면 꼭 그의 여행과 비교하게 된다. 그는 먼바다를 힘차게 돌아다니는 회유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