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른 자의 건강법

 

같이 뭘 좀 옮기자고 한다.

1층에 내려가 보니, 가슴 높이 정도의 목재 캐비닛이다.

나를 배려한 것이겠지?

자신은 밑을 받치고 나는 위에게 들었다.

 

그러나 밑을 받치는 쪽은 허리를 꼿꼿하게 펼 수 있어서

무게가 나가도 몸이 힘들지 않다. 그리고 무거운 캐비닛도 아니었다.

나는 손으로 잡을 곳이 애매하였고 허리를 굽혀야 해서 힘들었다.

1층에서 2층으로 옮기는 것이라 다행..

 

내 자리로 돌아왔는데, 갑자기 호흡 곤란이 왔다.

숨을 들이켜려고 했는데 들숨과 날숨이 얽혀 몇 차례 가슴이 덜컥거렸다.

심호흡 후에도 가슴이 답답했다. 한몇 분 그랬던 것 같다.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무시무시한 설명이 있더라마는... 몽땅 패스.

뇌피셜로는, 계단에서 허리를 굽힌 상태에서 힘을 쓰느라 숨을 쉬지 않은 탓이 아닐까... 한다.

그러나 그보다는 

 

"이봐, 운동 좀 해야지?"

 

직감이 왔다.

최근 10년. 운동이라곤 한 적이 없다.

세월의 떡 살만 쌓아왔던 셈이다.

 

■ 시작

사무실 들어가기 전에 운동장을 돌았다. 여섯 바퀴 정도. 열 바퀴도 돌 수 있지만 지겹다.

보폭을 평소보다 넓히고 조금 빨리 걸으면 허벅지와 엉덩이 쪽의 긴장을 기분 좋게 느낄 수도 있다.

숨이 차지도 않고, 다리도 아프지 않으며, 편하다.

그런데...

유명한 과학 유튜브 채널에서 '인류학'에 관한 방송을 봤다.

인간의 몸은 걷는 데 특화되어 있어서 에너지 소비 효율이 아주 높다는 것이다.

그래서 바꿨다.

 

■ 계단 오르내리기

1. 출근길; 6층에서 19층까지 계단 오르기.

6층은 내가 사는 층이다.;; 내려올 때는 엘리베이터로.

 

2. 출근해서 사무실 진입 전; 1층에서 5층 계단 오르내리기 3회.

2회는 뛰어서 오르기. 1회는 천천히 오르기.

내려올 때는 차근차근 계단을 디디며 내려오기.

5층이라 3회 이상도 가능하지만, 현재로서는 2회를 뛰어오르면.. 힘들다.

 

3. 퇴근해서; 1층에서 19층까지 계단 오르기

 

도합 13+15+19=47

47층 오르내리는데 합산 30분 정도.

 

■ 알아보고 자시고 할 것 없이, 바로 시작할 수 있으며 날씨 상관없이 주 5회 무료로 가능.

단점은... 힘들 때 자세를 흩트리지 않는 깡다구 필요.

 

2024-10-27

 

 

■ 동네에서 고양이를 보러 가던 곳에 가서 차에 있던 재떨이를 폐기했다. 20미터 간격으로 재떨이를 마련해 둔 곳인데 가끔 와서 고양이도 보고 사진도 찍고 흡연도 하던 곳이다. 이제 고양이는 보기 힘들어졌다. 재떨이를 버리기 전에 뚜껑을 열어 냄새를 맡아보았다.

흐뭇한 냄새가 올라왔다. 흔들어보니 꽁초들이 달그락거렸다. 

흡연했다는 기억은 힘들다. 떠올리는 순간마다 존재하며 위엄을 과시한다.

저는 이제 다 털렸어요~~ 하며 머리를 조아리며 손에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보여줄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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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거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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