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질 결심

 

불면과 헤어지고 싶다.

봄 술을 마시면

봄 날 같은 아득한 잠을 만날 수 있을까.

 

 

 

118. 경찰차 안(낮)

뒷자리에 나란히 앉아 가는 해준과 서래. 둘의 손은 하나의 수갑으로 연결됐다.

 

서래

잠은 좀 잡니까?

 

해준

병원서 검사했는데 내가 한 시간에 마흔일곱 번 깬대요. 믿어져요?

 

서래

건전지처럼 내 잠을 빼 주고 싶네요.

 

「헤어질 결심 각본」147.

 

 

 

 

도착했다.

뒷면이다. 비닐도 뜯지 않은 새 것이다.

아직 영화를 보지도 않았지만, 케이스의 뒷면은 이미 작품을 보여주고 있다.

탕웨이 자체가 미장센인 것처럼.

저 양방향의 구속은,  '안개'가 단순한 모호함을 넘어 현실에서 벗어나 있음을 의미한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육체를 탐닉할 수 있는

사랑에 기대어 현실을 벗어날 수 있는 무릉도원이 세상 어디에 떡하니 펼쳐지겠는가.

각자의 마음속 안개를 걷어내 봐야 할 일이다.

 

아직 영화를 보지도 않았고, 각본을 다 읽지도 않았지만

느낌적인 느낌으로 알 것 같다.

김승옥의 〈무진기행 〉안개가 그러했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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