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 플레이리스트

 

아침에 푸바(Foobar2000) 플레이리스트를 정리했다.

'인디음악'이라는 이름으로 여러 곡을 담던 중, 검정치마의 '한시 오분'이 플레이되었다.

 

{

우린 아직 흑백영화처럼 사랑하고
언제라도 쉽고 빠르게 표현하고
맘에 없는 말은 절대 고민하지 않고
뭔가 아쉬울 땐 밤 지새우고
남들이 아니라는 것도 상관없지
우린 같은 템포 다른 노래인 거야

아직 더 서투르고
솔직해야 하지만
반복에 기계처럼
계산하고 준비된 사람들
하지만

자기야 나는 너를 매일 다른
이유로 더 사랑했었고
이젠 한시 오분 멈춰있는
시계처럼 너 하나만 봐
네가 없는 날은 어떻게든
흘러가기만 기다려
투명해진 날 누가 볼 수 있을까

자기야 나는 너를 매일 다른
이유로 더 사랑했었고
이젠 한시 오분 멈춰있는
시계처럼 너 하나만 봐
네가 없는 날은 어떻게든
흘러가기만 기다려
투명해진 날 누가 볼 수 있을까

}

 

 

문득 깨달은 것은,

공동체 밖을 지향한다는 정신적인 방향이 나에겐 겨우 같이 밥 먹으면서 '먼 산을 바라보는' 정도의 소극적인 태도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보편적 사고, 통념, 욕망을 버리지도 못하면서도 흰색 화면에 황칠을 하는 어린아이 심정이라니. 그 정도면 적극적이다..라고 할 수 있을지.

 

 

2026-10-4

 

♨ 다이어트

 

동네에 아름다운 개천이 흐르고 있다는 사실도 잊고 살았다. 밤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걷고 뛰는지조차 몰랐다.

참 주변머리 없는 스스로에 딱밤이라도 때려주고 싶다.

"꼴랑 그게 네 녀석의 세계냐?" 하고.

 

걷기만 하다가,

뛰고 싶은 생각이 들 때는 슬금슬금 뛰기도 했다. 숨이 차지는 않았는데 하체가 무거워서 뛰기가 힘이 들었다. 예전에는 조깅이라는 이름으로 더 격하게 뛴 적도 있었다. 그때는 담배를 끊어야 하나 하며 숨을 몰아쉬었다. 그런데 십 수년이 흐른 지금은 중력에 맞서야 하다니.

지금은 무릎을 생각해 뛰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 한 시간 정도 빠른 걸음으로 걸어도 땀이 나니까 그걸로 족하다.

 

여러 방향으로 나 있는 동네 천변은 폭이 좁지만 정겹다. 황새나 오리도 있고 반딧불이를 흉내 낸 조명도 있다. 그리고 뛰는 사람들의 자세를 보는 것도 재밌다. 상체가 어떻게 흔들리지, 팔꿈치가 몸에서 얼마나 떨어지는지, 손목의 모양이 어떤지를 보면... 모두 멋지다. 그리고 어르신들의 뜀박질. 그러니까 걸어가는 사람보다 한참 느린, 자세만 뜀박질을 하는 분들도 많다. 멋지지는 않지만, 멋지게 보이려고 하는 운동일 수 없다.

 

10월 3일. 문상을 갔다. 지하세계에서 환승에 환승을 거듭하다가 서대문역 출구로 나서자 맑은 서울 강북의 하늘과 사람들. 그리고 오래된 병원의 낮은 정문이 보였다. 2,3년 만에 보는 친구와 이러 저런 얘기를 하다가 전을 먹지 않는 나를 보고 '다이어트' 이야기를 꺼냈다. 친구는 무려 28kg을 감량했다고 한다. 나는 지인의 10kg 감량에 영향을 받아서 시작한 것인데. 28킬로... 그건 진짜 중력 아닌가 말이다. 친구는 과체중이 모든 병이 원인이었다고 했다. 나는 28kg를 신앙의 힘으로 뺀 거 아니냐고 하고 싶었지만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았다. 잘한 일이다. 그러나 나는 자신감이 떨어졌다. 

 

♨ 가을 출사

 

헤이리다. 합정역에서 2200번 버스를 타면 헤이리까지 한 시간 걸린다는 정보를 찾았다.

그렇다면 부담 없다. 소소행 少笑行으로 적격이다. '少'는 양이 적다이지만, 예쁘고 참하다는 뜻도 된다. 헤이리는 사진 동호회원들과 두세 번 간 적이 있고 가족들과도 간적이 있다. 만족도가 높았던 적은 없는데, 이번에는 어떨지 모르겠다. 지하철과 버스. 두 시간이 넘을 여행길을 생각해 보니 '모르겠다'도 즐거울 지경이다. 다이어트에도 좋겠지. 줄곧 걸어 다닐 테니.

 

♨ 영화

〈퍼펙트 스톰〉2000. 과 〈퍼스트 맨〉2018.을 봤다.

〈퍼펙트 스톰〉에는 조지 클루니가 나온다. 내가 이름을 아는 몇 안되는 배우다.

태산 같은 파도를 그의 어선은 넘을 수 없다.

그러나 파도를 바라보는 배우의 표정에는 두려움이 없고 눈빛은 형형하다.

〈퍼스트 맨〉에는 라이언 고슬링이 나온다. 내가 이름을 아는 몇 안되는 배우다.

영화 내내 그가 몇 번 웃는지 세어보는 것도 재미다. 

군더더기 1도 없는 영화.

아무도 없는 달에, 아무도 모르게 자신의 아픔을 숨기는 것이 가슴 아프다.

이미지 맵

별거없다

Nothing mu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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