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외출

맥주 한캔을 마셔도

소주 반병을 마셔도

왜 이렇게 잠이 쏟아지는 것일까?

 

2022-11-5

 

아침 라디오 방송을 들으면서 조금 눈물을 흘렸다.

몇번 졸다가 집에 있기에는 날씨가 좋아보였다. 서현역으로 향했다.

 

1. 순대국 

순대국을 처음 먹은 것이 언제였을까? 나는 이곳 서현역에서 먹은 이후 최애 음식은 순대국이 되었다. 순대로 유명한 지역에서도 수차례 먹어보았지만, 이곳에서 길들여진 맛과 비교할 대상이 아니었다.  이 가격으로 든든한 한끼를 채울 수 있는 음식이 또 뭐가 있을까.

 

이곳 순대국의 특징은,

 

가. 조화롭다. 국에 들어간 재료들이 따로 놀지 않는다.

나. 깻잎을 넣는다. 이게 그때그때 다른데, 오늘은 깻잎 없이 나왔다. 없어도 맛이 있다.  있으면 성능은 같은데 옆그레이드 된 것 같은 맛이 난다.

다. 부추를 준다. 이곳의 특징이다. 부추 무침을 따로 내준다. 양도 많고 신선하다.  국에 넣어서 먹어도 되고  반찬으로 먹어도 된다. 

 

무슨 서민의 음식, 이딴 말은 불필요하다. (서민 음식이 아닌 것은 또 뭐란 말인가)

8,000원으로 즐길 수있는 최상이라고 생각한다. 10,000이 있어도 이거 먹고 2,000원 남기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2.필름

올 2월?쯤에 장착한 필름을 오늘에야 스캔했다. 왜 찍었는지 모를 사진이 대부분이었지만 오늘 찍은 한컷을 대문으로 올려보았다. 저 장면은 역시 서현역에서 많이 찍은 장면이다. 은행의 대형 유리창에 비친 은행.

아직 롤라이에는 필름이 들어있다. 롤라이 필름카운터가 고장났으므로 몇 컷을 떠 찍을 수 있는지 알 수 없다. 새 필름이 한통 남아있다. 오늘 살펴보니 아직 유효기간이 남아있는 필름이다. 갑자기 기분이 좋아졌다.

유.효.기.간

 

3. 맹자

얼마전 유시민의 알릴레오에서 《맹자》가 올라왔다. 유시민의 맹자 사랑은 익히 알고 있었고, 저자로 출연한 김원중의 해설은 아쉬움이 많았다. (제대로 준비를 안하신듯..)

복학해서 방향없이 떠돌던 내가 안쓰러웠나보다. 친구가 나를 서당으로 이끌었다. 나는 서당에서 《맹자》와 《시경》을 배웠다. 《맹자》는 완독 한것? 같고... 《시경》은 중간에 그만뒀다.  그래도 참 운이 좋았다.  당시가 아니고서 어떻게 서당을 경험했겠는가? 서당에는 직업인들이 제법 있었는데 제대로 어울릴 기회를 갖지 못했다.  (여전히 나는 뜨내기였다.)

《맹자》의 한 부분을 담당하여 발표할때 서당 선생님이 무릎을 치면서 '잘한다!'라고 하셨는데 나는 무엇보다 그 직업인들에게 부끄러웠고 자존심이 상했다. 잘하지 못했는데,  어린애 칭찬이었기 때문이다.

알릴레오의 《맹자》를 보며 그때 생각이 났다. 

 

 

맹자 : 살인(殺人)에 몽둥이와 칼날을 사용하는 것이 차이가 있습니까?

양혜왕 : 차이가 없소.

맹자 : 그럼 칼날과 정치를 가지고 사람을죽이는 것이 차이가 있습니까?

양혜왕 : 그것도 차이가 없소.

맹자 : (임금의)푸주간에는 살진 고기가 있고, 마구간에는 살찐 말이 있는데도 백성들은 굶주린 기색이 있고  들에 굶어 죽은 시체가 있다면, 이것은 짐승을 몰아서 사람을 잡아먹게 한 것입니다. !

짐승들이 서로 잡아먹는 것도 사람들이 싫어합니다. 그런데 백성의 부모가 되어 (원문 爲民父母 ) 정치를 하는데 짐승을 몰아 사람을 먹게 하는 꼴이라면, 백성의 부모된 것이 어디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까 !

 

-「맹자집주」전통문화연구회. 의 번역을 내 뜻대로 가감, 편집, 추가했다.

 

제선왕(제나라 선왕) : 탕(湯)이 걸왕(湯王)을 추방하고 무왕이  주왕(紂王)을 정벌했다고 하는데, 그러한 일이 있소?

맹자 : 문헌에 있습니다.

제선왕 : 신하가 그 군주를 시해해도 되는 것이오?

맹자 : 인(仁)을 해치는 자를 '적'이라고 하고 의(義)를 해치는 자를 '잔'이라고 합니다. 잔적(殘賊)한 자를 일부(一夫 : 한명의 남자. 김용옥은 '한 또라이 새끼' 라고 썼다.)인 주(紂)를 베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은 있으나 임금을 시해했다는 말은 듣지 못하였습니다.

 

-「맹자집주」전통문화연구회.와 「맹자, 사람의 길」김용옥.의 번역을 내 뜻대로 짜집기 했다.

 

처음 이부분을 접했을 때 얼마나 통쾌했던지...

남송의 주희는 "일부 一夫'라는 것은 대중이 배반하고 친한 이들이 떨어져 나가서 다시는 군주로 여기지 않는 것을 말한다." 라고 하고 《서경》을 인용하며 "사해(四海 - 온세상)가 돌아오면 천자가 되고 천하가 배반하면 '독부 獨夫'가 된다." 라고 주석하였다.

그래서 '독부'라는 말을 지금 검색해 보면 '인심을 잃어 도움을 받을 곳이 없는 외로운 남자', '포악한 정치를 하여 국민에게 외면을 당한 군주' 라는 뜻을 찾을 수 있다.

 

 

맹자는 기원전 372년~289년 경의 사람이다. 이 시대의 서구에는 플라톤(기원전 427년~347년)이 있다. (공자는 기원전 551년~479년) 맹자는 공자의 손자인 자사의 문인(제자)에게서 배웠다고 전하고 있다. 고전을 단편적으로 접하다 보면 공자, 맹자, 순자, 묵자, 한비자 등등의 이름에 시대가 막연해지는 수가 있다. 예를 들어 '관포지교'의 주인공으로 유명한 관중은 기원전??~ 645년 경의 인물로 공자보다 앞시대 인물이다.  춘추시대 인물로 공자보다 더욱 영향력이 컸다. (그는 권력이 있었다.) 공자의 언행이 기록된 《논어》에 관중에 대한 평가는 높다.

 

민주주의 시대에 왕은 없다. 대신에 법으로 정한 '권력'이 있고 국민이 법으로 그 권력을 위임한 대통령이 있다. 권력을 잘못 써도 책임이 있고, 써야할 때 쓰지 않아도 책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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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거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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