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音樂 에

 

"어른은 아이가 자란 것에 불과하다."

《장정일의 악서총람樂書總覽》

「68.취미는 이중생활」 中.

 

'무저항잭'이라는 것을 lg V40에 꽂고 구형 카니발 리무진 AUX에 연결했다.

그리고 mp3(320kbps)와 flac을 돌렸다.

양재천 다리, 피면서 동시에 지는 벚꽃 사이로 나의 노마 老馬는 달렸다.

그의 진동에 고양이 발자국이 찍힌 전면 유리창이 들썩였다.

 

여름에는 스탠드형 에어콘이 돌아가고 겨울에는 난방이 확실한 친구 녀석 집이 한때 우리의 아지트였다.

친구 부모님은 가게에 계시면서도 우리가 있다는 것을 아시면 볶음밥을 시켜주셨다. 꼭 그 때문은 아니지만 실은 딱히 할 일이 없는 날이 많았다. 나는 임용시험과 몇몇 다른 시험?을 준비하고 있었지만, 휴일에는 그 친구집에서 보낼 때가 많았다. 잠겨져 있지 않은 대문 근처에 가기도 전에 쿵작 대는 음악 소리가 들렸다. 테라스를 지나 거실 쪽으로 들어가면 녀석이 빨리 문을 닫으라는 손짓을 했다. 그리고 하던 일 _ 이불을 둘러 감고 헤드뱅잉 _을 계속했다. 형제가 그랬다. '메가데스'나 '블랙사바스'를 전축에 올려두고 두 살 터울의 두 형제는 기타 치는 모양을 하고 그렇게 머리를 요란하게 흔들어 대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그 꼴이 한심스럽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우리는 술자리에서 늘 그 친구 면박을 주기 일쑤였다. 이런 식이었다. "새꺄, 무슨 말인지 알고나 듣냐?"  "서양놈들 제국주의 음악이 그리 좋으냐?"

 

이 블로그 어디에선가, 이와 비슷한 내용이 있다. 이렇게 구체적이지는 않지만.

다시 한번 여기에서 그 친구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전한다. 

나의(아마도 우리의) 질투였고,

나는 마이클 잭슨 밖에 모르는 문외한이었고,

우리보다 앞서 갔다는.

그리고 질투와 면박을 다 받아 준 친구의 넉넉하고 유순한 속내까지.

 

데스크탑에 항상 연결되어 있는 KOSS UR40 헤드폰

  

많은 헤드폰을 사용했다. (주로 SONY제품으로 지금도 2개의 소니헤드폰을 쓰고 있다.)

요 몇년 사이에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B&W의 몇 종을 섭렵 중에 있고, 명목이야  탐론 28-200을 접었다는 것이지만 BTD600에 젠하이저 이어폰, 퀘스타일의 DAC (Digital to Analog Converter) 까지... 대부분 엔트리급이라지만 나에겐 역시나 과하다.

조금씩 다른 소리를 들려준다. 모두 만족이다.

 

그런데, 그보다 먼저 '무저항잭'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LG 스마트폰에서 가장 효과를 본다는 잭이라고 들었다. 가격도 저렴해서 바로 구입해서 사용했다. 음량이 커지고 풍부해진다는 느낌이 들었다.  "무저항잭이 없어도 볼륨을 크게 하면 된다."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긴 했지만, 초보자가 듣기에는 저음을 울려주는 것은 볼륨을 크게 하는 것과는 다르다는 생각이다. 

퀘스타일의 DAC는 저음은 무저항잭만큼이나 크게 올려주는 것 같지는 않지만 소리가 세심하게 느껴진다는 것 뿐, 구구절절 표현할 수 있는 내공이 없다.

 

무저항잭.

LG V40에 끼우고 카니발의 AUX에 연결한 결과는 참 대단한 것이었다. 

 

lg v40. 왼쪽에 무저항잭을 꽂고 3.5 잭을 연결했다. 무저항잭을 꽂으면 lg v40은 '전문가모드 음향'으로 바뀐다. 전문가모드 음향 전환을 화면으로 확인할려면 관련 앱(Hi-Fi Status LG)을 깔야야 한다.

 

그린데이(Green Day)의 'American Idiot' , 쇼킹블루(Shocking Blue)의 'Venus'  그리고 김완선의 '리듬 속의 그 춤을(유튜브 링크)'가 이어지는데 이건... 뭐라 표현할 수가...

 

아마도 좁은 차 안에 무료한 운전 시간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간 USB에 담아서 들었던 음악과는 완전 다른, 볼륨 10을 넘기지 않았는데도 차가 들썩일 정도였으니...

만원도 안 되는 무저항잭으로 이런 환경을 만들었다는 쾌감!!!

그간 출퇴근 하며 들었던 '왕초보 중국어 동화'는 당분간 아웃!  어차피 써먹을 데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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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거없다

▒▒▒ no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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