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없다

2023-6-14

 

 

한쪽 귀가 잘린 고양이다. 포획되어 중성화 되었다는 뜻.

사진의 가림막을 돌면 고양이 집이 있다. 그러나 지금은 앞문을 막아뒀더라.

이곳의 판도는 완전히 바뀌었다.

예전의 형제 고양이와 꽤 사납던 노랑이도 다 사라졌다.

이 녀석을 만났다. 사람에게 관심도 없고 경계하는 눈치도 아니다.

땅바닥에서 몇번 뒹굴더니 총총히 사라졌다.

이날 이후로 아직 녀석을 만나지 못했다.


 

점심시간에

오래 전 겨울 어느 리조트에서 본 외국 스키선수들을 본 이야기를 했다.

놀라울 뿐인 그들의 체형에 대해서도, 그리고 아무도 화장을 하지 않았더라는 얘기도 했다.

그리고 누군가가 유럽에서 본 예쁜 집들을 얘기했고 그들의 합리적인 생활 양식에 대해서도 말했다. 

나는 더 이상 얘기할 것이 없었다.


직장에서 7km 쯤 되는 곳에 친구가 근사한 식당을 열었다.

톡에 OOO이가 식당 열었더라는 내용을 보고 네비로 찍어 보았다.

그날로 식당을 찾았다.  연락은 하지 않았다.

가격이 만만치 않아서 가장 싼 요리를 시키고 이어폰을 꽂은 다음 천천히 먹었다. 회는 육즙이 나오기에는 살이 단단한 편이었다. 음미하기에는 차고도 넘쳤다. 그리고 생전 처음 맛보는 올림 양념이 맛깔났다.

맛이 괜찮았냐는 물음에 나는 친구를 찾아왔다고 말했다.

녀석은 회사 회식 중에 그냥 뛰어온 것 같았다. 문을 활짝 열더니 성큼성큼 와서 활짝 웃었다. 우린 25년만에 만난 것이다.

이 친구는 다른 동네 출신이었지만, 어떤 기회로 인연이 닿았다. 머리가 좋고 상황 판단이 빨랐다. 그보다는 '깡다구' 때문에 이 친구를 좋아했다. 누구보다도 강하고 내가 아는 친구들 중, 두번째로 바른 생활 사나이다.

지난 금요일, 부서 동료들과 함께 식당을 찾았다. 물론 연락은 하지 않았다.

양념이 강한 장어요리를 먹었다.

양이 특별히 더 많아 보였지만 얼마든지 더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잠깐의 여유, 근사한 저녁이었다.   

친구가 없는 친구의 집을 찾는다는 것.

그 역시 근사했다.

이미지 맵

별거없다

▒▒▒ no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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