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엔...不소주.. !!

가방에 병따개를 넣어다니던 친구녀석이 생각나는 밤입니다. 여름엔 절대 소주를 마셔서는 안된다는 주신이 있었지요.

음악은 한 순배를 돌더니 다시 '키쿠지로의 여름' OST를 들려주네요.  아들놈들이 자주 연주하던 곡이라 귀에 익숙합니다. 그런데 짠하게 들리네요.

학습 모임에서 도서를 신청하라고 해서 박노해의 《너의 하늘을 보아》를 주문했습니다. 끈 책갈피가 두 개나 달린 두꺼운 책입니다.

아직 시를 쓰는 시인이 있고,

시를 읽는 월급쟁이가 있습니다요.~

그러나 이 시집은 2022년 5월에 초판이 나와 같은 해 시월에 이미 26쇄를 찍었네요.

약간의 위안이 됩니다. 이 멋없는 파란색 시집을 끼고 다니는 남녀노소를 생각하면 그렇습니다. 어디선가 찾을 수 있다면 같이 소주 한 잔 기울이고 싶네요.

이미 저는 세 잔을 비웠지만요.

 

최근에 영입한 '지샨 799' 란 이름의 DAP입니다.(요즘은 mp3란 말 대신에 DAP_ Digital Audio Player_라고 하더군요.) 장터에서 저렴하게 구입해서 들어보니 참 마음에 드는군요. 그래서 같은 것으로 하나 더 영입했지 뭡니까. 

이미 쓰고 있던 다른 dap보다 값도 싸고 소리도 기대 이상입니다. 제 귀가 음질을 논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닙니다만, 부드럽고 섬세한 것만을 선호하지 않는다면 썩 괜찮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발매가에 비해서 중고 가격이 싸지는 않습니다.) NX7(아날로그 앰프)를 붙여서 들어봤는데 굳이 앰프를 달 필요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많은 이들이 지샨799의 생김새와 편의성을 지적합니다. 두껍고 버튼식이니까요. 게다가 블루투스도 안됩니다.

그렇지만 저는 오히려 통쾌함을 느낍니다. 그것은 마치 수동 렌즈로 세상을 보는 느낌이랄까요..달깍거리는 손맛이랄까요..!  접근불가의 최상급 dap를 생각해보면, 이 작은 기기가 소중하게 느껴질 수 밖에 없네요.

Foo Fighters 의 'My hero'가 이어집니다. 맙소사 기타와 드럼  !!!!   다음은 'The pretender'가 기다리고 있네요.

 

사진에 펼쳐놓은 박노해의 시를 옮겨봅니다.

달관과 오만, 비애와 종교의 냄새가 풍깁니다. (비난의 뜻이 아닙니다.)

언어의 배열, 생각의 순서가 얼마나 얼마나 중요한 지 보여줍니다.

 

  

사람은 자신만의

어떤 사치의 감각이 있어야 한다

자신이 정말로 좋아하는 것을 위해

나머지를 기꺼이 포기하는 것

제대로 된 사치는 최고의 절약이고

최고의 자기 절제니까

 

사람은 자신만의

어떤 멋을 간직해야 한다

비할 데 없는 고유한 그 무엇을 위해

나머지를 과감히 비워내는 것

진정한 멋은 궁극의 자기 비움이고

인간 그 자신이 빛나는 것이니까

   

박노해 「진정한 멋」

 

저는 이제 남은 소주를 과감히 비우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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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거없다

▒▒▒ no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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