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돌 머리가 드러났다.
표피처럼 파도에 벗겨지고 여명에 번들거렸다.
그러나 추하지 않았다.
그는 허리를 숙여 슬로우셔터를 잡았다.

그에게는
전날의 술자리에서 흘러나온 까닭없을 이야기 보다
여행의 후유증이 더 걱정거리였다.
싫어했지만 마음 한켠의 연민을 버릴 수 없었던 '그'에 대한 양감은
그도 그처럼 길 가의 갈대처럼 나약했지만
나약함을 어떻게 처리해야할 지 알지 못하는 무지,
그리고
대책없이 드러나버리는 바닥 때문이었던 같다.
그는 그렇게 되기 싫은데, 그와 닮아 있는 것이다.
아...
이젠 더이상 누구의 이해도 바라지 않으리라.
그는 다시 다짐했다.
돌아오는 길
고속버스 뒷자리 깊숙한 의자에서
탄핵 소식을 들었다.
그리고 부고 문자가 날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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