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널목, 사진유감, 인생유감

2022-8-30

 

 

 

1. 이상하게 나는 사진과 잘 맞는다.  

2. 시작은 SLR의 경쾌한 셔터음 때문이었고, 자라나는 아이들을 찍으면서 뭔가 아빠로서의 할 수 있는 (해야만 하는) 역할을 그나마 수행한다는 만족감도 있었다.

3. '카메라와 렌즈' 기물을 만지는 것도 매우 즐거운 일이다. 특히 세상을 빨아들일 것 같은 심연의 눈을 가진 렌즈는 도무지 싫증이 나지 않는다.  

4. 되도 않은 사진을 나피셜로 포장하고 의미를 연결해 내는 것도 재밌다.  재밌다는 것은 쉽다는 것이 아니다. 쉽지 않다는 것은 과정과 결과의 성취감을 준다.

5. 그러나 결국은  좀 더 잘 찍고 싶다는 욕심이 원동력이다.

6. 솔직히 사진보다는 나는 노래를 더 잘하고 싶다.  그리 특별해 보이지 않는 사람이 육성과는  (완전히) 다른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면, 나는 그사람을 무조건 선망한다.  나도 그렇게 부르고 싶다. 그러나 노래는 노력으로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포기가 낫다. 

7. 10년 전보다 좀 낫고, 다른 이의 사진을 더 납득할 수 있기를 바란다. 나는 이것이 최고의 아마추어 정신이라고 본다. 그래서 좋아진다는 것이 아니라 좋아지지 않아도 괜찮기 때문이다.

8. 그렇지만  '일상의 기록'을 표방하거나,  결국 거기에 머물 수 밖에 없더라도 일상의 기록을 목적으로 하지는 않는다.  나는 언제나 작은 목소리이길 원한다.

 


1. 오른 손에 반 깁스를 하고 이정도 타이핑을 했다. 

오늘로 2주째인데 손가락은 별 차도가 없다. 의사는 3주 뒤에 오라고 했다.

중지 위 힘줄이 위치를 벗어났다고 했다. 화장실에서의 사소한 부주의가 낳은 결과로 누구를 탓할 수 없다.

 

2. 오래 전, 친구들과 새벽인력시장을 기웃거리다가 막노동을 하게 되었다. 첫날 나는 벽돌 보조로, 모래를 담당하게 되었다. "모래~~~!!" 라는 소리가 들리면 뛰어가서 모래포대를 갖고 오는 일이다. 요령은 모래포대를 안고 가야한다는 것이다. 어깨에 질려고 하다가 중심을 잃으면 넘어지기 십상이고 넘어지면  포대가 찢어지기 때문이다. 그것을 몰랐던 나는 중심을 잃지 않으려고 버둥대다가 어깨가 나가버렸다.

 

3. 첫날이었는데 말이다. 나는 낮잠시간까지 버티다가 집으로 조퇴할 수 밖에 없었다. (공사장에는 낮잠시간과 간식 시간이 있었다.)

친구들은 공사 일정 끝까지 붙어 있었다. 나중에 친구들이 내 하루 일당을 들고 왔다. 십장 아저씨가 챙겨준 것이었다.

 

4. 나는 한때 수중에 돈을 꽤 들고 다닐 수 있을 정도로 알바를 많이 했다. 1알바 1해프닝이 꼭 있었는데, 언제 늘어놓을 기회가 있을 지 모르겠다.

 

5. 오른 손은 다행히 엄지는 쓸 수 있어서 타이핑이 가능하다. 사실 나머지 손가락을 굽힐 수 없다 뿐인데...

타이핑에, 다친 손가락은 하나도 안아픈데 팔꿈치와 어깨가 아파 더 이상 두드리지 못하겠다.

 

끝.

 

덧,  

카메라 셔터도 엄지로 누르고 있음. ㅋㅋ

우라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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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거없다

▒▒▒ no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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