耳目口心 · 2025. 4. 13. 23:06
wild world
에라 모르겠다며 술자리에서 누구 질세라 최대의 내공을 끌어올려 지껄였더니허탈감이 찾아왔다. 축 처지고 덜렁거리는, 분명한 허탈감이다.총천연색 영화같은 기억이 있는 반면,가장자리가 닳아버린 퍼즐 조각 같은 기억도 있는 법이다.이 조각은 퍼즐 판 어디에 넣어도 맞는 듯, 아닌 듯 어쩐지 애매하다.바로 어젯밤의 일인데도 퍼즐 조각은, 머릿속에서 뱅글뱅글 돈다.에라 모르겠다! 여기쯤이겠지 하고 조각을 던져 넣는다. 알 수 없는 그림이 완성된다.낭만의 패배. 나는 또 굴복한다. 그렇다고 해서그 흔해빠진 힐링을 찾진 않겠다. 고질은 힐링이 안된다. 욕망은 고통이고, 고통은 신경이 살아있다는 증거다. 돌아보니 그자리. 그래서 나는 나의 욕망을 아낀다.나의 힐링이란 고통과의 공존을 배우는 과정이다.그러므로 패배와 굴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