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2022. 7. 6

 

 

 

저 사진이 7월 6일 날짜로 나오니까.. 점박이 형제 고양이들이 모습을 감춘 지 시간이 꽤 흘렀다.

점박이들은 사라졌지만 그들 틈에 함께 어울리던 이 녀석은 아직 여기를 지키고 있다.  (며칠 전에는 커다란 삼색냥이가 사나운 표정으로 어슬렁 거리는 것을 목격했다.)

이 얼룩냥이는 가끔 점박이 형제들에게 공격을 당하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고양이 표정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는 나로서는 이 녀석의 표정은 대부분 '경계'로 느껴졌다. 보통은 가까이 다가가기 힘든 녀석인데 이날은 평소보다는 가까운 거리에서 찍을 수 있었다. 쥐어뜯어 놓은 듯한 털도 가지런히 정리가 되어 있었다.

 

십여 장을 찍었다. 물끄러미 바라보는 _ 나인지, 렌즈인지 몰라도 _ 표정을 선택했다.

그러나 '물끄러미'로 내가 느낀 것을 나타내기에는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연'이라는 단어가 떠올라 검색했다.

 

+ 처연 (然)하다 :  기운이 차고 쓸쓸하다.

 

이 여름에 기운이 차다는 것은 어울리지 않지만.. 뒤어어 쓸쓸하다가 붙어서 괜찮아 보인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인간인 내입장에서이다. 고양이는 결코 자신을 쓸쓸하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에겐 쓸쓸하다는 단어가 없기 때문이다. 그저 내가 언젠가 저 냥이처럼 처연했던 표정을 지었을 것이다.  

새로운 것에 점점 둔감해지고, 무기력증이라는 방어기제가 완성된다.

삼삼오오 어울려 드라마이야기, 날씨이야기, 업무 하소연, 업무 경중 비교... 나 역시도 다르지 않지만 ... 가끔 그안에서 화가 치민다. 그들도 아마 나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점박이 형제들은 잘 있겠지?

 

 

 

이미지 맵

별거없다

▒▒▒ nothing

    '耳目口心' 카테고리의 다른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