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눈 내리는 아침

 
겨울의 시작으로,
오블완 챌린지 완수한다.
 

2024-11-27

 
 
 
그때 눈이 몹시 내렸다.
눈은 하늘 높은 곳에서 지상으로 곤두박질 쳤다.
그러나 지상은 눈을 받아주지 않았다.
대지 위에 닿을 듯하던 눈발은 바람의 세찬 거부에
떠밀려 다시 공중으로 날아갔다.
하늘과 지상 어느 곳에서도 눈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그처럼 쓸쓸한 밤눈들이
언젠가는 지상에 내려앉을 것임을 안다.
바람이 그치고 쩡쩡 얼었던 사나운 밤이 물러가면
눈은 또다른 세상 위에 눈물이 되어 스밀 것임을
나는 믿는다.
그때까지 어떠한 죽음도 눈에게 접근하지 못할 것이다.
 
- 기형도 '밤눈' 시작메모 中
 
많이 읽은 문장이지만, 잘 모르겠다.
좀 안다고 생각했지만 잘 모르겠다.
어두운 희망과 지그시 누르는 고통이 감지될 뿐이다.
이 겨울처럼,
만성이 된 고통은 느껴질 때만 그 존재를 깨닫는다.
아직 있구나. 함께 가자.
 

 

2024-11-27

이미지 맵

별거없다

NOTHING

    '챌린지21' 카테고리의 다른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