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출사했다.
+ 연수 기간에 과음은 그렇다 치고
이번에 바뀌는 계획서에 멘붕이 왔다. 출근 대신 휴가.
종일 뒹굴어 봤자 뉴스에 2차 멘붕이 올 터... 그래, 가자.
강화도 교동- 창후항-석모도를 둘러봤다.
교동 대룡시장을 한 바퀴 돌고 입구에 있는 국밥집에서 점심을 먹었다.
국밥이 아주 인상적이었는데, 특히 밥이 맛있었다.
고독한 미식가의 한 사람으로, 식당에서 가장 중요하게 요소로 꼽는 것이 '밥'이다. 이런 밥 맛은 첨이었다.
옆 자리 사람과 리듬을 타며 흡입하는 중에 벽에 붙은 원산지 글을 봤다. 역시나.
돼지 내장; 국내산
돼지 뒷다리살; 국내산
순대; 국내산
도가니; 국내산
돼지, 소 뼈; 국내산
쌀; 직접 재배
김치일절; 직접 재배
고춧가루; 직접 재배
새우젓; 교동도 남산포
대파; 직접 재배
오이; 여름-가을; 직접 재배
청양고추; 여름: 직접 재배
내가 먹은 것은 고기국밥으로 국밥 3종 중 하나이다. 감사의 뜻으로 밑반찬까지 모두 비웠다.
차엣 담배를 즐기며 다음 코스를 잡았다. 알아둔 카페는 멀어서 안 되겠고 들어올 때 봐둔 창후항과 석모도에 가기로 했다. 그전에 시장 옆에 있는 '연산군 유배지'를 찾아갔으나 찾지 못했다. 강화군청에 전화를 해서 혹시 문 닫은 유적지가 아닌지 확인했는데, 내가 찾지 못한 것이었다. 바로 옆인데....
창후항에서 바람을 쐬다가 석모도로 들어갔다. 이게 몇 년 만이냐. 석모도.
석모대교를 건너자마자 네비의 안내가 종료되었다. 이정표에 '매음리'를 보고 왼쪽으로 방향을 잡았는데 얼마 안 가서 '나룻부리항 시장'으로 안내된 곳을 만났다. 작은 선착장이 있는데서 도로는 끝났다.
선착장 바로 앞에는 고급 바이크가 몇 대 세워져 있고 세 명의 사내가 서성이고 있었다. 그중 한 명은 손수건?으로 머리를 싸매고 턱수염을 멋지게 기르고 있어서 세워진 바이크의 주인 중 한명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약간 주눅이 들었지만 안 그런 척하고 철문이 닫힌 선착장 입구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철문 안에서 리트리버와 만났다. 철문 때문에 만져주기가 힘들었지만 괜찮았다. 왼편에는 실내가 그래피티로 채워진 리모델링 중 건물이 있어서 그 안을 잠시 둘러보고 내려왔다.
중년의 남녀가 건물로 올라가려고 하자 턱수염 사내가 공사 중이니 올라가지 말라고 한다.
나오는 길에 석모대교 바로 앞에 있는 '카페 석모'에 들러 커피를 마셨다.해질녘에 오면 더 좋을 장소 같았다.
돌아오는 길은 길이 막혀 힘들었다. 서울로 들어오면서 올림픽대로 표지판을 보자, 예상되는 고충이었다.
젊은 남녀라면 막히는 시간만큼 애정이 쌓일 거리일 것이다. 110km를 3시간이나 걸렸다.
주린 배를 참고,
교동 국밥집이라면. 인정.
글에 남긴 여러분의 의견은 개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