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양이로소이다

고양이 1

 

 

 

고양이 2

 

 

 

 

분열복제. 고양이 1, 2, 3

 

2022. 4. 21

 

 

 

학원가로 가기 전.

옛날에 살던 아파트 입구 근처에서 10~20분 정도 정차한다.  학원가 도착 시간을 조율하기 위해서인데, 이게 습관이 되어버렸다. 

 

며칠 전에는 건널목을 가로지르는 고양이를 만났다.  만약 재빠르게 카메라를 잡을 수 있었다면 건널목 흰 사다리가 흘러가듯, 경쾌한 고양이 발걸음에 어둑한 가로등이 어우러진 패닝샷이 되었을 것이다.

물론 그런 포착이나 촬영실력은 되지 않는다.

그저 어디서 본 사진이나 영상의 기억이 조합된 상상일 것이다.

 

그 며칠 후. 

운전석에서 졸린 눈을 비비고 있던 나를 도로에 엉덩이를 깔고 우두커니 지켜보는 녀석을 만났다.  순간 흠칫했다. 얼룩냥이. 수초간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조수석 쪽으로 손을 뻗으면 카메라를 잡을 수 있었으나 그러지 못했다. 

 

다시 며칠 후,

이날 만난 녀석들은 두세마리였다. 모두 생기있고 건강해 보였다. 카메라를 들고 차에서 내려 여러 장을 찍었다. 사진이야 볼품 없지만, 이들과의 동시간 인연은 즐거웠다. 그 다음 날도 이들을 만났다.  참치캔을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다음 날은 이들을 만나지 못했고, 어제도 이들은 이자리에 없었다.

 

섭섭함과 공허함.

봄날의 꿈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눈에 띄지 않는다고해서 마음의 상태를 이렇게 설며하는 것은

아무래도 정서 과잉이다. 

눈에 띄지 않는다고해서 다른 존재가 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그저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마트에서 삼각플라스크처럼 생긴 '공부가주 孔府家酒'를 샀다.

150ml 이고 32도짜리이다.

상표에는 중국 산동 곡부(공자의 고향임)에서 제조했다고 되어있다.

그런데

맛이 없다. 향은 괜찮은데 도수가 약하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스피릿(독주)은 독해야... 뒤끝이 없고 깔끔하다. 32도는... 애매.

그냥 이과두주에 기름진 닭고기가 더 낫다고 생각된다.


청바지(검은색)에 구멍이 났다.  엉덩이 부분의 묘한 위치. 다른 곳은 멀쩡하기에 박음질해서 다시 입어볼까 한다.  전에 구멍난 바지는 버리고 말았는데, 생각하면 아깝다.

참 오래입었다. 

나는 옷을 잘 사입지 않는다. 올해는 인터넷으로 스웨터 두 장을 사긴 했는데 가격이 엄청엄청 싸다. 사실 그맛에 샀다. 옷 가격도 아깝다고 생각하는 품목 중 하나이다.

 

가장 아깝다고 생각하는 것은 기름값이다. 10원이라도 싼 곳을 찾아다닌다.

다음은 통신비. 식구마다 하나씩 들고다니는 휴대전화의 전체 통신비를 생각하면 후덜덜하다. 편의성에 큰 비용을 치르고 있다는 생각이다.  편의성이 24시간 꼭 필요한 것도 아닌데 말이다. 

(제일 아깝지 않은 것은 혼술에 마시는 술이다. 술이 모자란 적은 100년에 한두번이니까)

 

최근 올림푸스 XA2의 배터리가 떨어졌다. 열어보니까 정겹디정겨운 LR44이다. 인터넷에서 10알에 5,600원에 샀다. 더 놀라운 것은 배송비 포함 가격이다. 

그렇지!! 이것이 가격이지!! 쾌재를 부르짖으며 샀다. 판매처에서는 배터리의 사용권장 기한까지 프린트해서 넣어뒀다. 대만족이다. 특히 요즘 필름값을 생각해보면 그렇다. 현재 Rollei 35와 XA2에 필름이 장착되어 있고(언제 다 찍지??) 한 롤은 아직 포장을 뜯지 않은 것이 있다. 필름 값이 떨어지지 않는 한, 이것이 마지막 필름이 될 수도 있다. 필름의 마지막 숨결은 고가에서 멈출지도 모르겠다.

 

 

 

♨ 고양이가 생각나서

LongTake 카테고리에 있는 것을 옮겨 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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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거없다

▒▒▒ no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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